경북 안동의 한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전직 기간제 교사와 학부모가 공모해 시험지를 빼내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규모와 수법이 충격을 주며, 교사·학부모 뿐 아니라 시험을 받은 학생까지 입건돼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7월 4일 오전 1시 20분경, 전직 기간제 교사 A씨(30대)와 학부모 B씨(40대)가 학교에 무단 침입했다. 학교 시설관리자인 C씨(30대)가 이를 묵인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들은 학교 내 보관 중이던 기말 시험지를 빼돌리려 했고, 이 과정에서 수차례 침입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건조물 침입·업무방해·부정처사후수뢰 혐의로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구속 영장이 발부돼 구속됐으며, C씨와 B씨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빼돌린 시험지를 학교에 제출한 사실, 금전적 대가나 과외 관계 등도 수사 중이다. 이와 함께 시험지를 받은 학생 A양(재학생) 역시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중학교 시절부터 A씨에게 과외를 받았고, 시험지를 건네받아 평소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왔다고 한다. 학교측은 이학생이 그동안 받았던 모든점수를 0점 처리하고 퇴학조치키로 의결했다.
이처럼 교사와 학부모, 내신 상위권 학생이 공모한 이 사건은 시험의 공정성과 학교 내부 보안 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건으로, 교육 공동체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경북도교육청은 즉각 긴급점검 태세에 들어갔으며, 보안 설비 및 시험 관리 절차 전반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