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자연으로 유명한 경북 청송이 사과와 오미자 등 지역 농산물을 무기 삼아 '역노화 전쟁'의 전초기지를 열었다. 지난 25일, 청송 황금사과연구단지에 '인공지능(AI) 역노화연구원'이 문을 열고, 농업의 미래를 첨단 바이오 산업으로 바꾸는 대담한 실험을 시작했다.
이날 현판식에서는 '불로장생의 꿈'을 담은 첫 연구 성과물들이 공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노화 억제 성분을 강화한 사과칩과 주스는 물론, 사과 성분을 적용한 화장품 2종까지 선보이며 청송 농산물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고부가가치 바이오 소재로 변신했음을 증명했다.
연구의 핵심은 AI를 활용해 사과 껍질과 착즙 후 남은 부산물에서 노화를 늦추는 성분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농촌 소멸'이라는 위기를 '바이오 산업'이라는 기회로 바꾸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청송군의 야심이다.
경북도와 청송군은 연구자 정주 여건과 기업 입주 공간을 갖춘 복합단지 조성에 120억 원을 투입한다. 이 사업은 지역 맞춤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K-U시티' 프로젝트의 핵심이기도 하다.
나아가 청송을 중심으로 영양, 안동, 의성, 울진, 영덕 등 인근 시군과 연계하는 '역노화 연구 벨트'를 구상하고 있다. 오미자, 마가목, 산나물 등 지역 특화 농산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하고, 강원도의 항노화 산업단지와 연계한 '초광역 클러스터' 조성까지 검토 중이다.
청송군은 오는 11월 24~25일에는 '2025 국제 역노화 서밋'을 개최하여 최신 연구 성과와 산업화 전략을 세계와 공유할 예정이다.
이상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청송을 초광역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인구감소 문제 해결과 미래 산업 기반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사과 한 알에 담긴 '불멸의 꿈'이 대한민국 농촌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청송의 대담한 실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