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객원칼럼〉알록달록한 정치 꽃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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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C 칼럼

〈객원칼럼〉알록달록한 정치 꽃동산

박희정 포항시의원(더불어 민주당/비례대표)
기사입력 2018.01.21 10:48     기자 @
꾸미기_박희정 의원.jpg▲ 박희정 의원
 
요즘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한겨울인데도 장미꽃을 쉽게 볼 수 있다. 장미의 도시 포항을 만들기 위해 거리 곳곳에 장미동산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꽃은 아니다. 모양만 장미꽃일 뿐 야간조명을 위해 설치된 것이어서 낮에 보면 하얀 꽃 내지는 하얀 막대기만 보인다.
 
하얀색이 뒤덮여 있어서 초상집 국화 같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 속에서 다른 색깔의 꽃이 하나라도 보이면 왠지 반가운 마음마저 생긴다.
 
포항의 정치도 같은 상황이다. 한 가지 색깔이 지역을 온통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4년전 더불어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 시의원으로 처음 의회에 입성할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했었다. 나는 소수 중의 소수였기 때문이다.
 
포항시의회에서 민주당 의원은 장량·환여동 지역구에서 당선된 김상민 의원과 비례대표인 나, 2명이었다. 여성의원도 5명뿐이었는데 미혼은 나 혼자였다.
 
꾸미기_장미터널.jpg▲ 포항시 북구 우창동에 조성된 장미터널
 
혈연, 지연, 학연으로 대표되는 인연에서도 다른 의원들에 비해 나는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덜했다. 오히려 혈연, 지연, 학연과 이어져 있는 분들은 나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애쓸 정도였다.
 
이런 환경은 소신 있는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되었다. 시정질문, 5분자유발언, 행정사무감사 등 혼자서 끌고 갈 수 있는 분야에서는 이런저런 눈치 보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 포항시가 발의한 조례심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공부하면 하는 만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히는 현안이 터지거나 사회적인 공론의 장을 펼쳐야 할 만한 조례를 발의했을 때 그리고 정답은 없다는 얘기를 항상 들어야 하는 예산심사 때는 소수의 한계를 온몸으로 떠안아야 했다.
 
특히 표결을 해야 할 정도의 사안이 생겼을 때 감당해야 하는 소수의 서러움은 상상이상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나 혼자만의 일이면 모두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독점으로 인해 균형이 무너진 의회는 현안이 터질 때마다 의회는 무엇을 했느냐는 질타를 받았다.
 
격렬한 토론과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질수록 의회의 존재감은 줄어들었고, 견제기능도 점점 더 약해졌으며, 결국 피해는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런 악순환은 지금도 견디기 힘든 부분이다.
 
사람마다 잘하는 일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사고방식이나 살아가는 방법이 모두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게 우리네 삶이고, 우리 사회의 가치도 그 속에서 높아져왔다. 그런데 유독 우리 지역의 정치만은 다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얀 장미동산이 깨끗해 보이지만 초상집처럼 느껴질 수 있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으로 주변을 밝히지만 낮에는 막대기 위의 꽃봉오리가 조잡해 보일 때도 있다. 한 가지 색만으로는 꽃이 가진 다양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는 어렵다.
예쁜 꽃은 서로의 색깔을 뽐내며 알록달록하게 동산을 만들고 있을 때 더 사랑스럽다.
 
우리 지역의 정치가 저마다의 색으로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며 알록달록한 꽃동산을 만들어 달라고 오래전부터 호소해 왔다. 하지만 선택을 호소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선택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부터 살피고 또 살핀다. 지역정치 변화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거나 게으르지는 않았는지 늘 먼저 반성하며 준비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마음을 다해 호소한다. 알록달록 꽃동산 좀 만들어 주세요~~.
 
(덧붙이는 글 : 칼럼게재를 희망하시는 분들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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