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포항 70대 사망 계기로 본 전국 공공근로 실태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뉴스

사회

포항 70대 사망 계기로 본 전국 공공근로 실태

폭염철엔 탄력 운용 필요"
기사입력 2026.08.04 15:04    안성일 기자 @

 

[꾸미기]404161_402794_3721.jpg

 

경북 포항에서 폭염주의보 속 공공근로에 참여하던 70대 남성이 작업 중 쓰러져 숨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근로사업의 폭염 대응 체계를 다시 짚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쯤 포항시 남구 효곡동 재래시장에서 도로변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던 A(70대)씨가 동료와 함께 약 30분간 작업한 뒤 휴식 중 어지러움을 호소했다. 포항시 직원들이 10분 뒤 현장에 도착해 응급조치 후 병원으로 옮겼지만 A씨는 이날 오전 11시 14분 끝내 숨졌다. 사고 당시 포항 남구 효자동 기온은 전날보다 2.6도가량 낮은 30.2도로, 체감온도 33도 이상에 발령되는 폭염주의보 상태였다. 포항시는 사고 직후 공공근로사업을 일제히 중단했으며, 경찰과 대구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산업재해 여부와 A씨의 기저질환 등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사고 당시 기온이 정부의 옥외작업 중지 권고 기준에는 못 미쳤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폭염특보 체계 개편에 맞춰 단계별 작업중지 기준을 세분화했다.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주의보' 단계에서는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 부여가 법적 의무이며 작업시간대 조정이나 옥외작업 단축이 권고된다. 체감온도 35도 이상 '폭염경보' 단계에서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옥외작업 중지가 권고되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폭염중대경보' 단계에서는 긴급조치 작업을 제외한 모든 옥외작업 중지가 권고된다. 포항의 사고 당시 상황은 가장 낮은 단계인 주의보 수준이어서, 현행 기준상으로는 작업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 결국 기준을 지켰음에도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고령·고위험군 참여자에 대해서는 획일적 기온 기준보다 더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국 공공근로, 얼마나 되나

 

공공근로사업은 장기 실직자와 경력단절 여성, 청년, 중장년 등 취업취약계층에게 한시적 일자리를 제공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고 재취업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시·군·구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다. 참여 대상은 사업 개시일 기준 가구소득이 기준중위소득 70% 이하이면서 재산이 4억 원 이하인 만 18세 이상 주민(등록외국인 포함)이 원칙이며, 지자체별로 만 65세 미만 일반모집군과 만 65세 이상 노인모집군, 청년모집군 등으로 나눠 선발한다. 2026년부터는 참여 인원이 확대되고 주거·의료급여 수급자도 신청할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이 완화됐다.

 

업무 내용은 환경정비, 행정보조, 공공서비스 지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도로변이나 재래시장 주변 쓰레기 수거, 공공시설 청소, 행정 서류 정리, 방역 지원 등 비교적 단순한 육체노동이나 보조 업무가 많다. 사업 기간은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보통 4개월 단위(예: 2~6월 상반기, 7~11월 하반기)로 운영되며, 일부는 9월부터 시작하는 3단계 사업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임금은 해당 연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만320원이다. 여기에 간식비와 교통비 명목으로 하루 5천~6천 원이 별도 지급되고, 주 5일 개근 시 주휴수당이, 1개월 만근 시 유급휴가 하루가 발생한다. 4대 보험(고용·산재·국민연금·건강보험)도 의무 적용 대상이다.

 

[꾸미기]images.jpg

 

◆ 폭염 속 옥외노동자 사망, 포항만의 일 아니다

 

폭염 속 옥외노동자의 사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 5월 15~16일 서울에서 80대 남성이 숨져 역대 가장 이른 온열질환 사망 사례로 기록됐고, 6월 30일에는 두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달 25일에는 전남 해남에서 밭일을 하던 30대 태국 국적 노동자가 어지럼증을 호소한 뒤 숙소로 이동하다 쓰러져 숨지는 등 농촌 지역 이주노동자의 온열질환 사망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5년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자는 총 228명에 달하며, 온열질환자 수 자체도 2023년 2,818명에서 2024년 3,704명, 2025년 4,460명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고용노동부는 건설업·물류택배업·조선업과 함께 공공근로 현장을 폭염철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목하고, 폭염안전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5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공공부문에 대해서는 자체 발주 공사와 공공근로 현장을 우선 점검해 폭염안전 수칙 준수를 선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세워둔 상태다. 그럼에도 이번 포항 사고처럼 최고 단계 특보가 아닌 상황에서, 그것도 고령자가 짧은 시간 작업 후 변을 당한 사례가 나오면서 현장 관리의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나이·건강 상태 고려한 탄력 운용 필요"

 

전문가들은 공공근로 참여자 상당수가 고령층이거나 지병을 가진 취약계층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일반 사업장 노동자와 같은 기온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고령 참여자에 대해서는 더 낮은 기온에서부터 작업시간을 단축하거나 격일제·오전 근무제로 전환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폭염 특보 발령 이전이라도 참여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기저질환 여부를 사전에 파악해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별도의 휴식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아울러 현장에 안전관리 인력을 상시 배치해 어지러움이나 두통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각 작업을 중단시킬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폭염철 공공근로 운영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포항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공근로사업을 일제히 중단한 데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운영 기준을 재정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화되는 상황에서, 취업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만든 공공근로사업이 오히려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 전반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경북뉴스통신 & www.iknc.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 제호 : 경북뉴스통신 | 등록번호 : 경북, 아00444  |  등록일 : 2017년 11월28일 | 사업자등록번호 : 582-69-00625
  • 대표자명 : 최소희 | 발행인 겸 편집인 : 정승화 | 청소년 보호책임자 : 김진국
  • 대표전화 : 054-252-3561(010-8651-8368)  |  주소: 포항시 북구 중앙로 313, 3층(신흥동)
  •  
  •  Copyright ⓒ 2017 경북뉴스통신 All rights reserved.
  • 경북뉴스통신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