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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C 칼럼

〈KNC칼럼〉 대구·경북 행정통합, 포장지 통합인가

기사입력 2021.02.25 16:24    정승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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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의회 청사외벽에 걸린 행정통합 반대 현수막)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의 손발이 척척 맞다. 두사람 모두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으로서 정치적견해와 공감을 함께 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구·경북민들에게 있어 ‘거대담론’ 이랄 수 있는 대형프로젝트에 대해 일심동체처럼 움직인다.

 

지난해 8월 오랜 진통 끝에 합의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부지이전 결정과정에서 두사람은 최고의 단합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4년여를 넘는 기간 동안 부지이전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온 군위군과 의성군간의 첨예한 갈등을 이들 광역단체장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협력한 끝에 마침내 ‘군위군 우보면’을 주장했던 김영만 군위군수를 굴복시켰다.

 

표면적으로야 ‘군위 우보’ 부지이전에 찬성하는 김군수와 대다수 군위군민들이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이라는 조건부하에 양보했다지만 실상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과적으로 이들 거대자치단체장과 국방부라는 힘(?)에 눌려 군위군이 두손두발 다 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경북도의 경우 아예 군위군에 ‘부지이전 현장사무소’를 차려놓고 도내 각 자치단체장이나 도의원들을 동원해 설득이라는 명목으로 연일 군위군수를 압박(?)해 군위군정이 아예 마비될 정도였다.

 

또 경북도내 각 자생단체회원들을 군위군으로 불러들여 왜 통합신공항 부지가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로 지정해야하는지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엄청난 대내외 홍보전을 펼쳐 마침내 목적을 달성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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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1인시위에 나선 김호석 안동시의회의장)

 

이 모든 것이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찰떡같은 ‘맞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공들여 만들어가고 있는 통합신공항이 느닷없는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바람에 생겨난 ‘가덕도 신공항’ 에 밀려 갈짓자 행보를 하고 있으니 이들 광역자치단체장이 공동리더십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두사람이 또다시 엄청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일이 바로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준비위 성격의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물밑에서 착착 진행되고 있는 통합 기본계획이 조만간 세상 밖으로 나올 모양이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1차적으로 대구시와 경북도민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후 3월부터 권역별 대토론회, 4월중 공론조사 및 여론조사, 8월중 찬반투표실시, 9월 정기국회상정, 11월 국회통화여부 최종 결정 등이 숨 가쁘게 예정돼 있다고 한다.

 

문제는 ‘대구와 경북의 통합’이라는 이 엄청난 프로젝트에 대해 상당수 지역민들이 그 내용조차 잘 모르고 있으며, 통합당사자인 상당수 시군단위에서는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동시의 경우 의회차원에서 통합반대론을 표명했으며 의원들이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일 정도이다. 대구시에서도 반대여론이 만만찮다.

 

경북과 통합할 경우 재정적 측면에서 대구시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여론이 통합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대구·경북 최대 담론인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에 대해 당사자인 지역민들도 잘 모르고, 시군에서도 반대한다면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통합이란 글자 그대로 ‘함께 잘살기’ 위해 하는 것인데 지역민들이 반대하는 통합에 대해 지도자들 두 사람만의 의기투합으로 밀어붙인다면 이는 심각한 정책오류를 낳을 수밖에 없는 사건이다.

 

정치권에서도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에 대해 상당수 지역 국회의원들이 회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역민들의 대표인 국회의원과 각 시군 기초·광역의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통합론에 대해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두사람만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일인가.

 

충분한 시간을 갖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통합을 행정적·절차적 방식으로만 강행한다면 향후 부작용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말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뜨거운 ‘맞손’이 오히려 대구·경북의 발전을 저해하는 역리더십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각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19의 지역전파와 대통령임기말 현상 등으로 온 나라가 벌집 쑤신 듯 뒤숭숭한 상황에서 굳이 이 엄청난 담론을 여과없이 강행하려는 광역단체장들의 강공에 회의적인 시각들이 자꾸만 늘어가고 있다.

 

모든일은 순리대로 진행해야 한다. 밑으로부터 동의와 변화의 물결이 없이 위로부터의 일방통행식 급진적 변화는 결국 ‘앙꼬없는 찐빵’ 같이 포장지 통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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