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포항지진 피해를 둘러싼 국가배상 소송이 새로운 증거 제출을 계기로 다시 법정에서 다뤄지게 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항지진 손해배상사건 일부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서울센트럴의 이경우 변호사는 22일 포항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항지진 위자료 청구소송 후행사건 항소심이 오는 7월 22일 대구고등법원에서 재개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 재개는 포항지열발전소 연구진의 과실 정황이 담긴 형사사건 기록이 새롭게 증거로 제출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변호사는 "지열발전소 부지 선정 당시 연구진이 단층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진술과, 물 주입 전 활성단층 가능성을 인지했다는 내용이 형사사건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를 근거로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고 재판부가 심리 재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은 시민 111명이 참여한 선행사건과 약 49만 명이 참여한 후행사건들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 선행사건은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며, 후행사건들은 대부분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면서 후행사건 가운데 일부가 다시 심리에 들어가게 됐다.
이 변호사는 특히 "기존 항소심 패소의 핵심 이유가 연구진이나 관련 기관의 과실을 입증할 증거 부족이었다"며 "형사사건 기록에는 연구진의 중대한 과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향후 재판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확보된 자료는 포항지진 공동소송단 대표인 공봉학 변호사에게도 전달됐으며, 선행사건을 심리 중인 대법원에도 상고이유보충서 형태로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지진 국가배상 소송은 1심과 2심의 판단이 크게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023년 포항지열발전사업과 지진 발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며 시민들에게 1인당 200만~3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관련 기관의 과실과 지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시민들은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이번에 새롭게 제출된 형사사건 기록이 향후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포항지역에서는 이번 재판 재개가 단순한 절차적 변화가 아니라, 50만 시민이 참여한 국내 최대 규모 집단소송의 향방을 가를 새로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