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추진하는 전국 4개 신규 교정시설 부지 공모에 경북 영양·청송·영덕·의성 등 4개 군이 뛰어들면서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지자체 차원의 유치 신청을 넘어 군민 결의대회와 민간 추진단 발족, 주민 의견 수렴 등 지역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유치운동으로 확산하면서 연말 부지 선정을 앞둔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이들 지자체는 교정시설을 공공기관 종사자 유입과 지역 소비 확대, 관련 기반시설 확충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발전의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최종 선정에는 주민 수용성과 부지 적정성, 교통 접근성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양군은 지난 27일 오전 영양군 문화체육센터에서 군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정시설 유치 기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손팻말을 들고 교정시설의 영양 유치를 촉구하며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성장 기반 마련에 뜻을 모았다.
영양군은 특히 과거 국가 교정행정에 기여한 지역의 희생을 유치 당위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군에 따르면 1981년 청송제1보호감호소 조성 당시 영양군 입암면 흥구리 일대 66만7천106㎡, 약 20만 평의 부지를 보상 없이 제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양정마을 주민 20여 가구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또한 교정시설 취수원 상류지역에 적용된 환경규제로 각종 개발사업에 제약을 받아왔으며, 민선 8기에는 대규모 민간투자 유치계획이 관련 규제로 무산되기도 했다는 것이 영양군의 설명이다. 군은 이러한 역사적 기여와 지역개발 제약 등을 부지 선정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교정시설 유치는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중요한 기회"라며 군민의 뜻을 모아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송군도 조직적인 민간 유치운동에 나섰다. 청송군은 28일 진보면 행정문화센터에서 이장협의회와 기관·사회단체장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정시설 유치 추진단' 발대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추진단은 신규 교정시설의 청송군 선정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했다. 청송군은 1981년 청송보호감호소 개청 이후 45년간 축적한 교정시설 운영 경험과 기존 시설과의 연계성, 주민 수용성 등을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확진 수용자 345명을 경북북부제2교도소에 수용하는 데 지역사회가 협조한 사례를 들어 국가 교정행정에 대한 기여도를 강조했다.
앞서 청송군의회는 지난 7일 제291회 임시회에서 교정시설 공모 신청 동의안을 의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고 청송군 선정 건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군의회에 이어 지역 기관·사회단체까지 유치운동에 참여하는 모양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군민과 함께 청송의 강점과 국가 교정행정에 기여해 온 경험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신규 교정시설이 청송에 유치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주민 신청을 토대로 후보지를 압축하며 유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영덕군은 당초 영덕읍과 영해면의 4개 마을에서 신청을 받아 입지 여건과 접근성, 기반시설 등을 검토한 뒤 영덕읍 남산2리와 영해면 성내4리·벌영1리 등 3곳을 후보지로 선정해 지난 12일 법무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은 주민공청회와 여론조사 등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교정시설 유치 지역에 연차별 추가 사업비를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의성군 역시 법무부 공모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고 후보 부지의 입지 여건과 교통 접근성, 기반시설 등을 중심으로 최종 제안서 준비에 나섰다. 의성군은 의성읍과 금성면 일대를 후보지로 검토하면서 지난 8일 사회단체장 등 80여 명이 참석한 설명회를 시작으로 13일 금성면, 16일 의성읍에서 주민설명회를 추진하는 등 주민 공감대 확보에 나섰다.
이번 공모는 법무부가 노후·과밀 교정시설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28일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전국에서 신규 교정시설 4곳의 부지를 선정하며, 시설당 수용 정원은 1천 명, 근무 직원은 약 250명 규모로 계획됐다. 부지 면적은 19만2천㎡ 이상을 기준으로 하며, 전체 건설비는 약 9천676억 원으로 추산된다.
법무부는 오는 11월 4일까지 유치제안서를 접수한 뒤 입지선정평가위원회의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12월 중 대상 지자체를 선정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평가에서는 주민 수용성뿐 아니라 기반시설 확보 가능성, 토지 이용·개발 가능성, 부지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에 대한 지역사회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첨단 보안기술을 적용하는 한편 주차장과 체육시설 등 일부 편의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지역인재 채용과 지역 농산물 구매 등을 통해 상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북 4개 군이 각기 다른 입지 조건과 유치 명분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최종 제안서 제출 기한이 임박하면서 주민 수용성 확보와 지역사회 결집 여부가 유치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