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우리도 걸리나", 수의계약 파문에 전국 지자체·지방의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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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회

"우리도 걸리나", 수의계약 파문에 전국 지자체·지방의원 비상

행안부 오늘 첫 총량제 발표
기사입력 2026.08.13 15:12    안성일기자 @

 

[꾸미기]수의계약총량제.jpg

 

경향신문의 지방의원 수의계약 전수조사 보도와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질타, 경북 의성군 전·현직 군의원에 대한 경찰 내사 착수로 이어지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원들이 일제히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등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13일 동일업체와의 수의계약 횟수·금액에 사상 처음으로 상한을 두는 대책을 발표하며 정면 대응에 들어갔다.

 

▲행안부, 첫 수의계약 총량제 발표…"기초 5회·2억, 광역 7회·3억"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편법적 수의계약 방지 및 지방공무원 횡령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핵심은 동일 업체에 대한 1인 견적 수의계약 횟수와 금액을 처음으로 제한하는 것으로, 세종·제주를 포함한 기초 지방정부는 연간 5회 이내 또는 2억원 이하로, 광역 지방정부는 연간 7회 이내 또는 3억원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청년창업·여성·장애인기업 등은 5000만원 이하 1인 견적 수의계약까지 포함되며, 지역 내 업체가 부족한 경우 등 불가피할 때는 계약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예외를 인정하되 시·군·구는 시·도에, 시·도는 행안부에 심의 결과를 보고하도록 해 사후 통제를 강화했다. 수의계약 공개 항목에는 사업자등록번호도 추가된다.

 

지방의원의 사익 추구를 직접 겨냥한 입법도 추진된다. 행안부는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하는 '지방의회법'에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방의원의 겸직 신고 내용과 영리 행위의 연관성을 심사하고 관련 상임위원회 보임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담을 계획이다. 또 지방정부가 지방의원의 사적 이해관계자와 수의계약을 체결하려 할 경우 해당 의원이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사전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며, 위원회가 부적정하다고 판단하면 계약 재검토를 권고할 수 있게 된다.

 

김 차관은 이번 대책의 배경에 대해 최근 일부 지방의원이 지방정부에 예산편성권 등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해 수의계약을 통해 특혜를 받은 의혹이 보도됐다고 밝혔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편법적 수의계약과 공금 횡령은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문제라며 근본적 제도 보완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지난 4일 전국 지방정부에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요청했고, 전자대금청구시스템 'e호조+빌'을 모든 지방정부가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해 담당 공무원이 거래처 계좌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시스템 통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진앙 의성군은 계약관리체계 전면 손질

 

경찰 내사가 진행 중인 의성군은 이미 자체 정비에 착수했다. 군은 경찰의 자료 제출 요구에 따라 본청과 읍·면에 흩어진 계약 자료를 취합하는 동시에, 계약 현황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시스템 마련 전까지는 업체별 계약 현황을 수기로 관리하며, 계약 관리 매뉴얼은 내년부터 전면 개정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4일 의성군청에 수의계약 자료제출을 요청하는 협조의뢰서를 보내 전·현직 군의원 4명과 도의원 1명에 대한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경향신문이 보도한 전국 91명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 절차로 이어진 사례다. 

 

행안부 1.jpg

 

▲해외연수 예산 자진 반납 확산…"우리부터 줄이자"

 

한편 수의계약과 별개로, 지방의회 해외연수(공무국외출장) 예산을 자진 반납하는 움직임도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 여주시의회는 지난 6일 의원 전원이 공무국외출장비와 도·시군의회 의장단 연수 예산 등 총 7252만원을 전액 반납하기로 했고, 강원 횡성군의회도 지난달 31일 올해 공무 국외연수 예산 4600여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대구 지역 9개 구·군의회 가운데 8곳이 올해 공무국외출장비 총 5억3000여만 원을 반납했거나 삭감할 계획이며, 부산 사상구·남구·영도구의회도 각각 수천만 원대 예산을 반납하기로 했다.

 

다만 이런 자정 움직임이 일률적인 것은 아니다. 대구시의회는 개원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상임위원회별 해외연수를 그대로 추진 중이며, 수원시의회는 국제대회 선수단 격려를 명목으로 국외 출장을 준비하고 있어 대비를 이루고 있다. 반면 같은 시기 경기도의회는 상임위원회별 국외출장을 전면 중단하고 관련 예산 6억4200만원을 추경에서 전액 감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터지면 다음은 우리"…자치단체마다 확산되는 긴장감

 

지방의원 91명 중 유독 의성군만 수사로 이어지긴 했지만, 나머지 자치단체와 지방의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경향신문 전수조사에는 광역·기초의회 91명이 2719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수사나 감사 대상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이번 대책과 함께 지방정부의 계약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상급기관에 의무 보고하도록 한 것도, 개별 지자체 차원의 자체 조사만으로는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행안부는 이번 대책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상시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공금관리 점검을 정례화하고, 이상거래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상시 점검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실제로 얼마나 제도 변화에 부응할지는 향후 각 지방의회의 조례 개정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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