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 농어촌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단순 보조 인력을 넘어 농어업 생산을 지속하기 위한 핵심 필수 노동력으로 정착했다. 농가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봉화·영양뿐만 아니라 청송, 의성, 영덕 등 경북 북부 전역에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농작업이 불가능한 구조적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1,133명으로 첫 도입 해인 2018년(13명) 대비 90배 가까이 늘었다. 영양군 역시 올해 4차 입국 완료 시 누적 1,204명을 기록해 첫해(2017년 71명) 대비 16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흐름은 경북 북부 시·군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청송군은 올해 상반기 라오스·필리핀·베트남 등에서 총 451명을 순차 입국시켜 119개 농가에 배치했으며, 의성군도 결혼이민자 가족 초청을 포함해 전년 대비 29% 늘어난 708명 규모의 계절근로 인력을 운영 중이다. 영덕군은 농업을 넘어 수산물 가공업체 등 어업 분야까지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확장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계절근로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심각한 인구 구조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북 농가 인구는 32만 명으로 10년 전 대비 22.1% 감소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이 59.2%에 달하고 2인 이하 농가 비중이 85.7%에 이르는 등 자체 노동력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농가 인구 역시 194만 5,000명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올해 경북도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규모는 1만 4,638명으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 역시 하반기 추가 배정을 거쳐 올해 전국 배정 규모를 11만 7,000여 명까지 늘렸다.
경북도와 각 지자체는 농협이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일 단위로 지원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센터'를 도내 23개소로 확대하고, 2027년까지 10개소에 농업근로자 전용 기숙사를 조성하는 등 정주 여건 개선 및 인건비 부담 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계절근로자 의존도가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여권·통장 보관, 외출 통제 등 인권침해 사례와 근로자 무단이탈 문제가 지속 발생하는 등 사후 관리 체계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농촌 고령화 추세가 지속되는 한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공공형 모델 확충과 정주 여건 개선, 엄격한 인권 보호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한 지역 농업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